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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뷰

로지텍 G413 TKL SE

태클러 2022. 3. 27. 13:18

끝의 SE는 special edition인가? standard edition인가? 판매자에 따라 쓰기도 안 쓰기도 하는 표기이나 같은 물건으로 보인다.

게이밍용이라지만 난 집에서 재택근무 할 때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했다. 오랫동안 간헐적으로 검색하고 잊고를 반복했는데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지겨워서 사버리고 말았다. (목요일 자정의 감정 탓일 수도)

가격:
정가가 75000원 정도인데 할인 요건을 긁어모아 6만원 중반대에 구매했다.

배송:
토요일 정오 전에 도착한 택배를 오후 3시쯤 발견했다.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이 모양으로 멀찌감치 두고 갔다.

적어도 "제가 이런 거 아닙니다"라고는 써놓고 갔어야 하지 않나? 본인이 이런 게 아니라면 말이다.

CJ택배원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. 파업 협상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 QoS를 낮춘 걸까?
다행히 내부의 완충포장이 잘 되어있어 제품은 멀쩡해 보인다.

부수사양:
중국 제조. 2년 품질보증.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설명서 조각은 읽지 않았다. 뜬금없는 스티커는 어디에 쓰는 걸꼬? (솔직히, 노트북에 붙이는 데코라기엔 로지텍이 그만큼 geeky한 브랜드는 아니지 않나 싶다)



외관:
PBT의 촉감이 괜찮다. 꺼끌꺼끌함이 조금 과한가 싶기도 한데, 장담컨대 내 손의 낮은 pH는 분명 PBT 키캡도 ABS처럼 녹여버릴 것이므로 머잖아 까끌거림이 줄어들 것이라 본다.
백라이트는 흰색 하나인 게 문제되지 않는다. 패턴이 여럿 있는데, 저조도 상태에서 타이핑 키만 밝아지는 모드가 가장 마음에 든다. 무전원 상태에서 홀로 보이던 쌍자음 키캡 각인은, 백라이트가 들어오면 오히려 잘 안 보인다.
한가지 단점은, Fn 키와 조합하는 키들의 측면 각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. 백라이트가 통과하지 않는 인쇄라 어두운 곳에서는 외워 쓰거나 코를 박고 들여다 봐야 한다.

키 배치는 무난한데, 먼저 쓰던 텐키리스 키보드보다 방향 키가 조금 더 오른쪽이라 손가락이 헛짚는 때가 가끔 있다. 그리고 스페이스 키도 오른쪽으로 조금 더 긴지, 한/영 변환 키를 누르려다가 스페이스 키를 누르는 경우가 아직 잦다. 시간을 갖고 익숙해질 부분이겠다.

좀 이상한 건, 뒷판의 일부분이 마치 마모성 변성이 일어난 듯 보인다는 점이다. 사출 품질 관리의 문제인지 불분명하나, 이걸 반품 사유로 문제 삼기엔 번거로워 그냥 넘어간다.


타건:
생각한 건 갈축었는데, 로머G 스위치는 적축에 더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. 이건 내가 스위치 차이를 잘 모르는 탓이긴 하다. 오프라인에서 만져보는 게 우선이었겠지만, 사실 그럴 시간도 없었고, 키보드는 필요했다. 그냥 알려진 브랜드의 중간 수준을 고른 거지만 나 역시 그런 수준의 사용자이기 때문에, 적응하면 될 부분이다. 요는, 예상보다 반발 탄력이 적었다는 것이고, 타이핑을 꽤 해야 하는 입장에선 차라리 잘 되었다.

소리는 중후하다. 청축의 경박함만 아니면 되었는데, 이 수준이면 '내가 일하고 있구나' 느껴지는 정도랄까?

한가지, 바닥에 닿도록 누르면 소리가 나고 입력도 확실한데, 무접점처럼 일부 눌린 키가 입력이 되기도 해서 좀 불안한 면이 있다. 항상 입력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, 그 임계가 명확치 않으면 오타를 수시로 낼 수 있는 것이다. 이 때문에 타건 각도를 손가락에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데, 손목 받침대를 쓰지 않는 입장에선 높낮이 받침을 세우는 게 조금 나아 보인다.

무게는 적당히 가벼워 보인다. 먼저 쓰던 저렴한 제품보다야 당연히 무겁지만, 수시로 가방에 넣어다닐 게 아니라면 문제될 게 없다. 어젠 유리 테이블에서 써봐서 부정확하지만, 밀림 걱정도 없어 보인다.

덮개가 없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. 핸드폰처럼 사제 커버를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. 사용환경이 먼지가 많이 날리는 방이라 신경쓰인다. 비키 스타일이 청소에 편리하다는데,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. 스위치 몸통이 옆으로 노출되어 있어서, 되레 먼지 끼기만 좋은 것 같은데. 키보드도 카메라처럼 매 사용 후 솔질하며 관리해야 하는 건가?

데스크탑에 사용 중인 키보드는 17년 전 회사에서 쓰던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다. 사용에 문제 없고 그 키감도 부드러워 계속 쓰다보니 긴 세월이 되었는데, 그렇게 보면 이번 키보드도 특별한 문제 없다면 10년은 쓰게 되지 않을까? 십년지기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꼭 맞는 친구 찾기 마냥 손쉬운 일을 아닐 것이다. 하지만 마찬가지로, 친구란 '만들어가는 것'이기도 하니, 이제 시작이다.



조깅화가 달리기 운동을 더 잘 하게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.
하지만 발에 딱 맞고, 신으면 기분이 좋아지며,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조깅화는 매일 나와의 약속을 지키며 달리기를 하는 데 분명 힘이 된다.
좋은 도구가 작품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, 장인은 좋은 도구를 세심히 고르는 것처럼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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